[읏! 터뷰 BY 명예기자] ‘꽃길’ 만 걷자 OK저축은행의 에이스 NO.1 송명근
- 날짜
- 2019-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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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감독님이 바뀌었는데 크게 어떤 점이 크게 달라졌는지 궁금합니다.
일단 시스템이 가장 많이 바뀌었어요. 감독님이 바뀌신 이후부터 훈련 프로그램이나 트레이너 분들도 새로 오시고 해서,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선수들 개개인에 맞는 운동 등 하나하나가 많이 신경 쓰여 지고 있어서 많은 점에서 새롭게 변화했다고 생각해요.
벌써 3라운드지만, 1라운드 국내 선수 최초로 MVP로 선정되었는데 소감은 어떤가요?
1라운드 때는 워낙 몸도 좋았고, 다른 선수들도 다들 몸 상태가 좋아서 팀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받았다고 생각해요. 1라운드 MVP를 받았다는 건 너무 좋죠. 1라운드 MVP라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아요.
얼마 전에 새 기록도 세웠어요. 조재성 선수와 함께 한 경기에서 동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는데, 기분이 어땠나요?
음, 이겼더라면 대박 기사를 터뜨릴 수 있었는데, 더 많은 이슈가 됐을 텐데라는 생각을 했어요.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패해서 좋은 기삿거리를 더욱 확대할 수 없어서 아쉬울 뿐이었어요.
시즌 초반 팀이 연승을 하면서 분위기가 좋았는데 벌써 5위까지 떨어졌어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일단, 안 좋은 부분에 대해선 ‘어떤 것이 문제다’라고 딱 짚어서 말할 순 없는 것 같아요. 안 좋은 부분에선 다 안 좋기 때문에 몸 상태라든지, 개인 실력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안 좋아서 팀 성적도 떨어졌다고 생각해요. 빨리 개인 기량이나 팀워크 면에서 좋아져서 연패를 탈출해 팀이 상승세를 타야 하기 때문에 이기는 게 가장 단순하고 중요한 목표입니다.
송희채 선수가 이적하면서 서브 리시브 부담이 많이 늘었는데, 팀 내 주 공격까지 맡고 있어서 많이 부담스러울 것 같아요.
요즘 들어 특히 제가 서브를 목적타 당하기 시작하면서, 조금 더 많이 흔들리는 부분이 있는 것 같긴 해요. 하지만 희채가 나간 지도 벌써 몇 년 되었고, 언제까지 희채가 나간 것에 대해서 핑계를 댈 수도 없는 것 같아요. 같이 해주는 경섭이 형이나 시몬이나 새로 합류한 홍석이 형이나 신인 웅비나 전부 저희가 풀어야 할 숙제이기 때문에 그것 또한 잘 해낸다면 서로의 가치가 조금 더 올라가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벌써 결혼한 지 2년 정도 되었는데, 아기 계획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아기가 생겼어요. 이제 5개월이 됐거든요. 조심해야 할 시기를 슬슬 넘기고 있어요.
성별은 비밀이에요.
이민규 선수가 송명근이 결혼 후에 확실히 책임감도 생기고 달라졌다며, 예전만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한다고 했는데, 본인이 느끼기에도 결혼 후에 자기 자신이 많이 달라진 것 같은지 궁금합니다.
총각일 때는 항상 민규랑 숙소에 함께 있었기 때문에, 커피를 마시러 간다든지, 사우나를 함께 간다든지, 함께 밥이나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았는데 결혼을 하고 나서 퇴근을 하게 되면서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줄어서 그런 것 같아요.
책임감에 대해선 모든 선수들이 결혼을 하면 책임감에 대해 더욱 분명하게 느끼는 것 같아요. 또한 운동을 조금 더 집중하게 되고, 새롭게 책임져야 할 중요한 부분들이 생겼으니까요. 이런 것들은 자연스럽게 생긴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젠 아기까지 생겼으니 더 잘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럼요. 잘해야죠.
제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OK저축은행의 많은 후배 선수들이 송명근 선수를 롤 모델로 뽑거나, 가장 잘 챙겨주는 선수를 물어봤을 때 가장 많이 이름이 나왔어요. 평소 후배들을 잘 챙겨주는 편인가요?
잘 챙겨준다기 보단 잔소리를 많이 해요. 좋게 얘기하면 관심을 많이 가져주는 거고, 나쁘게 얘기하면 잔소리를 많이 하는, 흔한 말로 꼰대 같은 느낌? 하하
하지만 저도 그런 어렸을 때를 겪었으니깐, 형들도 저한테 그런 부분에 대해서 많이 체크해 주고, 좋은 말들을 많이 해 주셨으니 저도 후배들에게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말해주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벌써 프로 진출 6년 차를 향해가고 있는데, 본인이 처음 프로 진출했을 때 개인적으로 마음먹었던 일들이 많이 이뤄졌는지 궁금합니다.
음, 이루고 싶었던 건 다 한 번씩은 이뤄봤던 것 같아요.
우승도 해봤고, MVP도 해봤고, 하지만 그런 것들이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선 아쉬워요. 현재도 그것들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우승했던 시즌인 시몬이 처음 들어왔을 때 지금 프로에서 뛰고 있는 신인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그때 제 모습이 많이 떠오르더라고요. 한국전력의 구본승 선수나, 삼성화재의 정성규 선수를 보면서 나도 저랬겠지? 저렇게 형들이나 감독님께 욕먹어가면서 했겠지? 약간 이런 느낌?
이제부터는 조금 가벼운 질문이에요.
오늘의 tmi를 하나 말씀해주세요.
오늘 감독님께서 선수들 전체에게 책을 선물해 주셨어요. 미라클 모닝이라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는 얘기를 하셨는데, 이 책을 선수단 전체에게 선물을 해 주셔서 하나 받아왔습니다.
쉬는 날엔 주로 뭘 하는지 궁금해요.
쉬는 날에는 딱히 움직이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집에서 쉬는 걸 좋아하는데, 와이프는 활동적인 성격이라서 나가고 싶어 하는데 저는 집에서 쉬고 싶고, 집에서 TV 보면서 쉬는 걸 좋아해요.
주량이 궁금합니다.
주량이요? 음, 진짜 참고 먹으면 3병까지 먹을 순 있는데, 최근엔 술을 많이 마신 적이 없어서 너무 빨리 취할 것 같아요.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예전에 막 마셨을 때는 3병까지는 마셨 던 거 같아요.
그럼 어떤 주종을 선호하는지 궁금해요.
맥주로 시작해서 소맥으로 조금 마시고 그리고 소주를 마시는 것 같아요. 배부르면 마지막에 소주로 가는 거죠.
팬들 사이에서 스윗남으로 불리고 있는데, 알고 계시나요?
아 그래요? 왜냐하면 경기 끝나고 나오면 감독님께서도 그러시고, 제가 생각하기에도 그래요. 감독님께서 항상 나가서 팬들에게 잘해주라고 말씀하세요. 팬이 없는 선수는 없다고 많은 스포츠에서도 얘기하잖아요. 밖에 나가면 어린 팬들도 많고, 각 선수 개인을 좋아해 주시는 팬들도 계신데 그분들께 얼마나 잘해주고 대해주냐에 따라서 저를 든든하게 응원해 줄 수 있는 힘이 되기 때문에 항상 팬분들께 웃으면서 사진도 찍어 드리고 사인도 해드리고, 한 분이라도 더 해주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하고 있어요. 제가 힘들 때 응원해주는 분들이기 때문이에요.
팬들에게 받은 선물이나 편지는 어떻게 보관하는지 궁금해요.
편지는 항상 박스에 개인적으로 보관하고 있어요.
선물도 다 챙기는데, 결혼하고 나서는 선물이 많이 줄어서 요즘엔 손이 많이 가볍더라고요. 결혼하기 전엔 양손이 무거웠는데, 집에 가져갈 게 없어요. 하하
편지도 다 읽어보시나요?
그럼요.
요즘 춤추는 모습을 볼 수 없어서 개인적으로 아쉬워요.
더 이상 21살이 아니잖아요. 하하 나이에 맞게 해야죠.
나이가 있다고 해도 춤을 못 추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죠.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팬분들께서 원하시고 반응이 좋다면, 구단에서도 이벤트 성으로 준비할 테고 그것에 맞춰서 해야 하는 건 선수들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하면 한다입니다.
자신만의 노래방 18번은 무엇인가요?
요즘 꽂힌 노래인데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가 요즘 좋더라고요.
무한 반복하고 있어요.
그럼 경기하러 올 때 주로 그 노래를 들으면서 오시는 건가요?
네. 예전에는 신나는 노래를 많이 들었었는데, 조금 더 차분한 경기를 하기 위한 생각으로 약간 잔잔한 느낌의 노래를 듣고 있어요.
만약 운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무슨 일을 했을 것 같나요? 어릴 적 꿈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음 운동을 안 했다면 무엇을 했을지 잘 모르겠어요. 어려서부터 공부를 포기하고 운동을 시작했기 때문에, 공부는 하지 않았을 것 같고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려워요.
어렸을 적 꿈은 대부분 대통령이죠. 하하
배구 말고 좋아하는 운동이 있는지, 만약 있다면 개인적으로 응원하는 팀은 어디인가요?
다른 종목들 경기를 가서 직접 보면 그만의 재미가 또 있더라고요. 저도 국내 축구 경기를 지인이 있어서 가서 본 적이 있는데, 그만한 재미가 있고 의미가 있더라고요. 축구 경기는 시작부터 끝까지 응원가를 부르더라고요. 응원하면서 보는 재미도 있고, 내가 하지 않는 스포츠를 가서 본다는 것이 흥미롭고 관심도 갔던 것 같아요. 가서 직접 경기를 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배구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언제인가요? 인생을 통틀어서요.
좋았던 기억만 생각하고 싶죠.
좋았던 기억은 제일 정점에 서있었을 때, 우승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안 좋았던 건, 무릎 수술한 시즌에 아파서 시즌 아웃 됐을 때 그때가 좀 개인적으로도 많이 힘들었죠.
경기 중 가장 짜릿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요 근래에서는 개인적으로 좋은 게, 요즘 후위공격이 괜찮아서 후위공격이 성공했을 때 짜릿해요. 스스로도 자신이 잘하는 걸 했을 때 조금 더 희열을 느끼는 게 있잖아요? 후위공격 득점을 했을 때 최근에 가장 희열을 느끼는 것 같아요.
부모님께서 대부분 경기에 오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경기 후에 주로 무슨 말씀을 해주시나요? 그리고 부모님께 한 마디 부탁드려요.
부모님께서 대부분 먼 어웨이 경기장까지 와 주시는 데, 오실 때마다 항상 수고했다고 해주시고, 또 한편으로는 그것밖에 못하냐 집중을 못 하냐 이런 말씀도 하세요. 저를 오래 봐오신 전문가이시니까요. 하하 그런 부분에서도 얘기해 주시고, 항상 응원하러 와 주셔서 감사한 마음뿐이에요. 가끔 날씨가 안 좋거나, 몸이 안 좋으셔서 못 오시면 허전한 느낌도 많이 들고, 매번 와 주시는 게 저한테는 동기부여도 되는 것 같아요. 항상 와 주셔서 응원해주시기 때문에. 오늘도 잘하자, 더 잘하자 이런 마음? 경기를 이기고 나서 부모님을 뵈면 당당한 모습이 있는데, 지고 나서 부모님 얼굴을 보면 약간 고개를 들기가 힘들더라고요 애써 덤덤한 척은 하지만요. 항상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번 시즌이 아닌 앞으로 선수로서 자신만의 목표가 무엇인가요?
디테일하게 생각은 안 해봤는데, 훌륭한 선수가 될 것 같지는 않지만,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그건 모든 선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기억에 남는 선수?
그럼 선수로서가 아닌 인간 송명근으로서 인생 목표나 꼭 이루고 싶은 버킷 리스트가 있나요?
지금이라고 하면, 경기가 끝나면 유부남 선수들이 아기들을 코트에 데려와서 공놀이도 하고 함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저도 아기를 잘 낳아서 코트 안에서 함께하고 싶어요. 또 아기가 제가 배구 선수라는 걸 알아주는 날까지 배구를 하는 게 제 꿈인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팬분들께 한 마디 부탁드려요.
시즌을 하면서 좋은 날도 있고 안 좋은 날도 있는데, 항상 저희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 노력하고 있어요. 그걸 팬분들도 아실 거라고 생각하고, 안될 때는 하나씩 답이 없지만 또 잘 될 때는 하나씩 차근차근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끝까지 응원해주시고 같이 즐기면서 시즌을 함께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팬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선수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저 외의 다른 선수들도 모두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항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