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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 오기노 감독 "선수간 실력 격차 줄여 조직력 있는 배구 선보일 것"

날짜
2024-08-29
조회수
169

OK저축은행 오기노 감독 "선수간 실력 격차 줄여 조직력 있는 배구 선보일 것"

 

 

2024~25시즌을 앞두고 남자 프로배구 OK저축은행은 작년과 비교해 가장 많은 변화를 겪은 팀이다. 부임 2년 차인 오기노 마사지(54)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외국인 선수에 의존하는 소위 '몰빵 배구' 대신 선수들의 고른 득점을 위한 '오기노식 배구'를 심는 작업이 만만치 않아서다.

 

오기노 감독은 29일 일본 시즈오카에서 전지훈련을 이어가며 "저희가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있어서 연습경기가 상당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OK저축은행은 26일과 27일 일본 프로배구 도레이애로우즈, 츠쿠바 대학팀과 연이어 연습경기를 가졌다. 29일과 30일엔 도레이와 연습경기를 이어간다.

 

오기노 감독은 앞서 이틀 간 치러진 경기에 대해 만족감보다 경험에 무게를 뒀다. 그는 "솔직히 경기 내용에 만족하는 정도는 아니다. 다만 저희가 팀을 만들어 가는 도중에 있기 때문에 선수들에겐 좋은 경험이 됐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전했다.

 

OK저축은행은 올 시즌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일단 팀의 에이스 레오(현대캐피탈)가 없다는 게 크다. 새 외국인 선수 루코니(이탈리아)와 아시아쿼터 장빙롱(중국)이 OK 유니폼을 입었지만, 레오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 지는 두고 봐야 한다. 부상 여파로 이탈한 이민규 등 유독 부침이 심했던 세터 자리는 아직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기존 멤버 박태성, 강정민에 이어 대한한공에서 정진혁이 합류했으나 큰 그림을 그리기엔 이른 감이 있다.

 

새로 영입한 미들블로커 진성태와 아웃사이드 히터 신장호도 완전히 팀에 녹아들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오기노 감독은 이번 일본 전지훈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는 "도레이 팀은 선수들의 개인 능력이 상당히 탁월하다. 이런 팀을 상대로 우리 팀이 시스템적으로 경기를 어느 정도 풀어나갈 수 있을지 지켜봤다"며 "생각보다는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본다"고 귀띔했다.

 

이어 "다만 우리 팀의 선수 층이 좀더 두꺼워졌으면 좋겠다. 수준이 높은 선수들과 낮은 선수들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며 "이번 연습경기를 통해 성과를 내는 선수들이 있는지 보고 싶다"고 털어놨다.

 

OK저축은행과 연습경기한 도레이는 조직력을 앞세워 코트 안의 선수가 고르게 득점하는 위력을 발휘했다. 어떤 한 선수에게 집중적으로 토스가 올라가는 장면은 '0'에 가까웠다. 오기노 감독이 펼치고 싶은 플레이가 바로 도레이의 경기방식이다.

 

그래서 새로 합류한 선수들을 유심히 지켜보는 듯했다. 오기노 감독은 "장빙롱은 아직 우리 시스템을 완벽히 숙지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지만 능력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금방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혁에 대해선 "대한항공에 있을 때 눈여겨 본 선수라서 안 좋은 버릇만 고쳐 나간다면 제가 생각한 플레이를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진성태와 신장호에 대해서도 "진성태는 경기에 대한 이해력이 뛰어나다. 또 베테랑으로서 코트에서 분위기를 이끌어 갈 줄 안다"며 "신장호는 자신있게 플레이하는 모습이 좋다"고 언급했다.

 

오기노 감독은 19명의 선수 전원을 훈련에 동참시키며 면면을 살피는 중이다. 레오에 의존하던 공격 형태에서 벗어나 모든 선수가 고르게 활약하는 조직력 있는 배구를 선보이기 위해서다. 이는 더 나아가 '몰빵 배구'가 현주소인 한국 배구의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러려면 '오기노 배구'가 성공을 맛봐야 한다.

 

선수들은 이미 오기노 배구를 머릿 속에 입력했다. 이들은 개인보다 팀 플레이에 집중하며 훈련하고 있다. 오기노 감독은 "선수 한 명이 혼자 모든 걸 해결하고 돋보이는 플레이는 결국에는 팀이 분리되는 부작용을 낳는다. 또 팀 플레이를 하면 에러가 적어지는 게 필연적으로 따라온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모든 팀이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저는 특히 'OK 배구가 재미있다' '경기장 가서 응원하고 싶은 팀'이라고 생각하는 관중들이 생긴다면 성적은 비례해서 따라오지 않을까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